성목현의 네 번째 시집 - 눈치
네 번째 시집을 엮으며….
코로나19가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2020년 3월이다.
세계적 대유행으로 단계가 전환된 시점에 우리나라는 그나마
투명하고, 원칙을 지키는 대응으로 세계 모든 국가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선진국들도
이제 한국을 벤치마킹 하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위기는 시간이 지나면 극복하겠지만, 이런 위기를 거치고 나면
뭔가 남는 게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경험으로 부터 몰랐던 것을
배우고, 같은 상황이 다시 왔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잘 이겨
나가는 힘이 되어야 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재수학원을 열심히 다녔던 큰 아이는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도 입학식도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개강은 했으나, 온라인으로 첫 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세월호 사태로 수학여행도 가지 못한
아이들인데, 그토록 꿈꾸던 대학에 합격하고도 입학식조차
못하게 되니 부모로서도 마음이 좋지 못하다.
2017년 첫 시집을 내고 매년 한 권씩 책을 엮는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매년 최소한 한 권은 세상에 내 놓으려 한다.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처럼 내 인생에서
창작이라는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
힘든 작업이겠지만, 하루 하루 시를 쓰는 마음으로
늘 최선을 다하려 한다. 매 순간 의미를 부여하면서
조급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으며, 게으르지 않게 살아가려 한다.
2020년 3월
쉰 두 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