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꽃
제20회 동포(東圃)문학상 대상
제23회 현대수필문학상 수상 기념
작은 것이 내 분수에 맞다. 그리고 무엇이든 당장 이뤄지는 것보다 얼마큼씩 애태우다 이뤄지는 게 내 몫인 듯싶다.
내게 행운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리 작은 것도 그냥 얻어진 것은 없다. 보이지 않게, 소리나지 않게, 애태우며, 그렇게 조금씩, 키우고 가꿔온 것들이다.
그런 내게 늘 따스한 신의 손길이 함께 했다. 누구나 갖는 것도 갖지 못해 안타깝고, 가슴에서 곧잘 빈 소리가 날 때도 아무도 모르게 채워 주셨다. 아파하고 슬픔에 쌓여 있을 때엔 어느새 큰 위로거리를 장만해 두시던 분. 그렇기에 작은 것이 내 분수에 맞고 당장보다는 기다림이 더 내 몫이다. 그 분의 사랑을 입는 명분이다. 그렇게 지나놓고 보면 너무 넘치는 은총이었다.
기다림의 꽃은 그런 내 작은 감사와 감격 중 아주 조금이다. 작은 것은 크고 위대한 것이 숨어있는 집이다. 이건 그런 내
얘기의 시작으로 그 첫 번째다. 아니 내 이야기라기보다 나와 같이 조금씩 슬프고 허기지고 지쳐있는 이들과 나누고 싶은 소망들이다.
너무나 하찮아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 것들. 그래도 그게 전부이기에 마냥 소중히 하는 그런 마음들과 함께 하고 싶다.
이 나섬에 마음을 나눠주신 이들이 많다. 그들의 사랑과 정성이 음식의 손맛 같은 맛과 향기로 은은히 풍겨날 것이다.
기다림은 희망이다. 내일을 사는 힘이다. 오늘을 나아가는 발걸음이다. 세상을 사랑할 명분이다. 그 기다림의 꽃 한 아름을 안고 조금씩 모자람을 느끼며 사는 이들과 한송이씩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