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멈추고
손을 대기조차 두려웠던 들꽃 같던 그녀.
누구나 동경하던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
열일곱 어린 나이에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가슴에 품었고,
그렇게 그들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정수현?”
뒤늦게 흘러나온 이름에 잎새는 그 이름을 말하고도 스스로 놀란 표정이었다.
깊게 눌러쓴 캡을 벗지도 않고 수현은 묵묵히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강잎새.”
잔잔한 시선을 먼저 돌린 건 수현이었다.
멈춰 있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