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본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은 태초로부터 기억을 하는 독특한 본능의 소유자로 설정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부재를 겪는 유년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삶에 있어 기본적인 소양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본능에 충실한 인간으로써 사람은 어떻게 행동을 하고, 다른 환경을 만나 어떤 방식으로 적응하고 변화해 가는지 추적해 보고 싶었습니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영장류로 자연으로부터 대접받는 이유가 뭔지 고찰해 보았습니다. 단지 생각만 기지고 최고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생태계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이나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는 법칙에 의해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유지됩니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만물의 영장이고, 개인(個人)은 각자 소우주(小宇宙)인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는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을 요구합니다. 우리나라 백성들은 많은 아픔을 겪었습니다. 특히 1895년 을사늑약(乙巳勒約)이후 생태계의 법칙은 배움에 대한 명분이 되었고, 그 배움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극한의 대립과 경쟁논리가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우리는, 주머니는 풍족해졌을 지언 정 행복하지는 못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행복지수 세계 꼴등, 자살률 세계 최고, 배우자 만족도 세계 꼴등, 이혼율 상위권, 최대의 영유아 수출국……. 극단의 경쟁논리가 완화되지 않는 한, 이런 풍요 속의 빈곤은 점차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가 자라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은 공동생활이나 사랑이라는 가치보다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우리 사회를 뒤돌아보고자하는 소설가 임안수의 첫 번째 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