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잘 모르는데요
◎ 도서 소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 추천도서!
세금, 정당, 선거, 법, 예산…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정치’의 모든 것!
“사악한 정치인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무관심한 대중, 특히 정치와 담을 쌓은 젊은이들이다.” 안타깝게도 현대 한국 청년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무관심을 넘어 냉소적이다. 삶이 워낙 팍팍하기에 당장 자신의 내일도 꿈꾸기 버거운데, 공동체의 희망을 논하는 데 마음을 둘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 흐름에 저항하듯 나선 젊은이들이 있다.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21세기북스 펴냄)를 집필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학생 6인은 ‘정치학 특강’이라는 과목을 수강한 인연으로 모였다.
정치의 세계를 기성의 눈이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파고들어 젊은 세대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한 이들은,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고군분투하며 ‘정치’에 대한 가장 쉽고 핵심적인 이야기들을 써내려갔다. 이들이 연구하고 글을 쓴 2년간은 공교롭게도 대한민국의 정치 격변기였다.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 조기 대통령 선거, 여소야대 정국 등 대격동을 거치며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시민의 정치가 성숙해가는 시간이었다. 이제 저자들은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라며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어렵게만 느끼는 대중들에게 ‘진입장벽 없는’ 정치 이야기를 펼친다.
“그래서, 정치를 왜 알아야 하는데?”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
이 책은 ‘나에게 해주는 것도 없는 국가가 왜 필요한가?’, ‘시끄럽고 골치 아픈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한다. 그 속에서 나와 정치가 어떻게 엮여 있는지를 찾아낸다. 매개는 ‘돈’과 ‘법’이라는 ‘정치 언어’이다. 나의 생존과 풍요를 위해 내놓은 세금이라는 돈은 정치를 통해 재정이 되어 쓰이며 이를 규정하는 것이 법이다. 이렇듯 돈과 법의 논리로 현실 정치 세계를 바라보면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주장이 좋은 것인지 내 이해관계에 맞는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현대 한국 정치의 구조를 정당, 선거, 법률, 예산, 지방자치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부자 증세와 간접세, 국민연금 등의 준조세, 정당의 공천과 경선, 선거구제, 투표율의 함수,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과 직접 민주주의, 정치의 사법화 문제, 정부 기금 운영, 청년 수당 이슈, 공론화위원회의 의사결정 방식, 촛불시위 등에 이르기까지 정치 쟁점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어야 할 이유는 자기 세대에 닥친 일이며 나아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샤츠슈나이더가 말한 것처럼 바로 나를 위하여 만들어진 민주주의를 마음껏 누리고 나만의 정치를 찾기 위하여 생활 속에 살아 숨 쉬는 정치 이야기를 나눌 때이다.
◎ 추천사
이 책의 저자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당시 내가 느꼈던 ‘답답함’은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도 함께 느끼고 있었다. 그 사실은 그해 가을과 겨울 대규모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촛불집회를 통해 정치를 올바르게 이끄는 것은 다름 아닌 깨어 있는 시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점에 주목하면서, 정치는 정치인들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일깨워준다.
이 책은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우리 삶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고등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정치를 불편하게만 바라보았던 일반 시민들에게도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 강원택(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 저자 소개
임진희, 김연수, 명형준, 여혜원, 장다예, 정윤주 지음
저자들은 현재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에 재학 중이며, 2016년 봄, 정치학 특강 강의를 함께 수강한 것을 계기로 처음 만났다. 수업 뒤풀이 때 더욱 많은 사람이 정치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진입장벽’이 낮은 정치 책을 써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들은 2년간 매주 모여 정치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써온 글을 나눠 읽으며, 치열한 토론을 진행해왔다. 이 책은 그 토론과 고민의 결과로서, 정치를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쉽고 알찬 정치 가이드가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내가 원하는 세상을 정치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정치의 언어는 2가지, 돈과 법입니다. 우리 돈을 걷고 쓰는 방식은 세금과 재정으로, 그리고 그렇게 쓰겠다는 합의는 법을 통해 실현됩니다. 이 책을 통해 정치인마다 제각기 내세우는 정책이 정말 좋은 정책인지, 내 입맛에 맞는지 판단하는 일이 쉬워지기를 바랍니다. (7쪽)
요즘 시대의 정치는 나라가 국민에게 해줄 수 있는 일들의 ‘세트 상품’을 ‘공동구매’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라에 바라는 온갖 어렵고 복잡한 일들을 한데 묶어 국민이 세금을 나눠 내고 구입하는 셈이다. 세트 상품의 어느 부분을 누가 얼마나 가져가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정치가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다. (26-27쪽)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 개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각 선거구에서 1등이 아닌 후보자들에게도 기회를 줌으로써 유권자들의 선택을 고루 반영하고 여러 정당과 정파가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 하지만 각 정당이 자신에게 유리한 지역구에 여러 명을 공천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한 자리도 아니고 몇 자리를 특정 정당 출신들이 채울 테니까 말이다. 거기에다 너무 낮은 득표율로 당선이 되는 경우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결국 소선구제냐 중(대)선거구제냐의 문제 역시 당선자를 정하는 방법을 둘러싼 논쟁이라 할 수 있다. (90쪽)
행정부의 고유 권한이라 할 수 있는 시행령에까지도 국회가 직접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었다. 실제로 국회가 시행령에 직접 개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낸 여당 원내대표와 청와대가 힘겨루기를 한 바 있다. 세월호 특별법의 시행령이 특별법의 취지를 달성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비난이 갈등의 시발점이었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헌법에도 나와 있는(제75조, 제95조) 행정부의 행정입법 권한을 본질적으로 위협한다면서 말이다. (136쪽)
좋은 제도를 마련하는 것보다 ‘문화’라는 거대한 그 무언가가 성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제도는 구체적인 틀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그 결과가 또렷이 나타난다. 반면 문화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말로 설명하기도 힘들지만, 우리가 경험하며 사회에 대한 국민의 태도 등으로 미루어 알 수 있다. 인권 감수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정치 제도는 국회의원들의 합의만 있다면 어느 날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문화는 많은 사람이 오랜 기간에 걸쳐 함께 축적해나가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2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