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4대강 르포르타주
공명으로 이어지는 강, 사람, 마을의 이야기
4대강 르포르타주 『흐르는 강물처럼』은 강의 목소리, 강을 지키는 사람들의 목소리, 강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며 사진의 기록을 통해 파괴되고 있는 강과 인간의 삶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책은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4대강 답사 프로그램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시작됐다. 이 4대강 답사에는 연 인원 180여 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이 책을 쓰고 기록한 시인과 사진작가가 함께 했다. 답사는 여섯 차례 진행되었고 저자들은 필요에 따라 몇 차례 더 강과 강의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들을 찾았다. ‘르포를 쓰는 시인’ 송기역은 강의 목소리를 대신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받아쓰기’ 했고, 르포작가이자 사진작가인 이상엽은 2년 만에 황망하게 변한 강의 얼굴을 렌즈에 담았다.
저자들은 ‘4대강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무수한 생채기들을 기록하는 한편 강, 강을 지키는 사람, 강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어릴 적부터 늘 곁에 있던 “내 똥오줌을 다 받아준” 내성천이 없어진다는 얘기에 농민은 눈물을 흘린다. 70년 넘게 한 마을에 살아온 노인들은 댐 건설 현장의 조감도에 살던 마을과 집이 파란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져 멍하게 서 있다. 이 노인들에게 갈 곳은 없다. 38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농민의 휴대폰에는 자신이 농사를 지어온 논의 사진이 들어있다. “다시 못 볼 것 같아서”다.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파괴되고 있는 강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모습을 저자 송기역은 ‘우리들의 거울’이라고 전한다. 우리, 우리 시대의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 바로 4대강 파괴의 현장이라고. 그리고 강이라는 거울을 바라보며 우리는 무슨 욕망을 투영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사진을 찍은 이상엽은 죽어 뒤집어진 자라의 모습도, 숨을 헐떡이며 죽어가는 물고기의 모습도, 강바닥의 모래를 파내 농사를 지을 땅 위에 모래를 퍼 올려놓은 잔인한 모습도, 잘려나간 무수한 나무들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곳들이 무참히 짓밟히는 모습도 기록해 책에 실었다. ‘우리’가 자행하고 있는 우리의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