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혼
긴장한 창수는 손에 힘주며 키를 꽉 잡았다. 광덕이 갑판으로 내려가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모두들 긴장한 채 서로 눈치를 보며 주위를 살폈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인은 코를 훌쩍이며 눈을 반짝였다.
“춥지 않니?”
“괜찮아요.”
“강인아, 이렇게 뼛속까지 시린 추위를 꿋꿋하게 견디면 자기도 모르게 겨울 혼이 이 안에 스며들지비,”
“겨울 혼이요?”
광덕은 아들의 가슴을 토닥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겨울 혼. 그게 가슴에 스며들면 그 어떤 아픔과 시련도 다 이겨낼 수가 있지, 아주 굳세고 강한, 그런 의로운 남자가 되는 기야, 그럴 수 있지?”
“네, 아버지.”
강인의 해맑은 미소가 번지자, 무겁게 내려앉던 안개가 서서히 바람에 꿈틀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