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를 때리고
'처를 때리고'는 1937년 <조선문학> 6월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춤추는 남편'(1937년 <여성>10월호), '제퇴선(祭退膳)'(1937년 <조광>10월호), '속요(俗謠)'(1940년 <광업조선>) 등과 함께 자기 고발적 성격을 지닌 작품이다.
주인공 차남수는 왕년의 사회주의자로서 ○○계의 거두였다. 6년간의 감옥살이 끝에 출감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직장을 얻지 못해 변호사 허창훈에게 빌붙어 사는 신세다. 허창훈이 그를 돌보는 것은 그가 [옛날에 ○○계의 거두니까 용돈이나 주어 병정으로 쓰면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려고] 하는 목적에서다. 이 같은 인물 설정은 식민지하 사상운동과 기생충 같은 삶의 기묘한 위상을 보여 주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데 차남수는 이 같은 사정을 알면서도 그것을 역이용하여 생활비를 짜낸다.
허창훈의 후원으로 신문 기자 김준호와 어울려 출판사 설립을 추진하던 어느 날, 부부간에 대판 싸움이 벌어지고 아내의 악다구니를 통해서 차남수의 치부(恥部)가 여지없이 폭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