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세계
세계 여행가 김현규의 해외 여행기
지난 세월을 회고하면 한숨뿐이다. 성격 차이에서 오는 가족들과의 갈등 때문에 나는 내 인생이 아니라 정체된 인생을 살았다. 그나마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보다 넓은 세계를 보고 내 갈 길을 찾았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책이 나오기까지 힘든 여정 속에서 글을 쓰면서 나는 목적 없이 표류하며 살아온 내 인생에 경종을 울렸다. 재작년 여름, 직장을 그만두고 떠났던 계림·장가계 여행의 인솔자였던 강현주 씨와 작년 몽골 여행 때 만났던 김현옥 원장의 이야기는 나로 하여금 내 삶에 깊은 성찰을 하게 하였고 한 단계 넓은 세계를 보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책을 내며 나는 더 큰 세계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중국이다.
지난해 마지막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고구려사를 소수민족의 역사로 둔갑시켜 자기네 역사로 편입시키려 한다는 기사를 읽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며 역사는 이를 증명한다. 고구려사를 빼앗으려는 중국에 대해 이를 지켜야 하는 우리의 입장이 일제와 열강들에 의해 국토를 찬탈 당했던 구한말 상황과 같다. 현실을 볼 때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해 사대주의로 복귀할지 모른다.
지금 국내에선 자신의 부모의 행적은 언급 않고 일제시대에 살았던 것만으로 친일파라고 매도하며 친일 논쟁을 따져드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일본은 우표 발행을 트집 잡아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또다시 주장한다. 나라는 혼란스러운데 중국과 일본의 위협은 가시화되고 있다. 분단국으로서 지금의 문제를 풀어야 하는 우리에게 미국은 너무나도 중요한 나라이다. 우리가 위협을 못 느끼는 것은 미군이라는 강한 군대를 갖고 있어서이다. 만약 미군이 없었다면 우리는 한국동란 이후 한번 더 외침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현실을 직시하여 앞으로 이에 대해 분명한 목적을 갖고 기회가 오면 다시 세계로 나갈 것이다.
-<저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