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훔치는 남자
배경은 24세기가 도래한 미국 펜실베니아. 우리네의 자원은 완전히 고갈되었고, 새로운 자원을 찾아 온 땅을 뒤집어 헤치는 중이다. 그리고 꽤나 절박한 상태가 된 인류 지도자들은, 이를 진보의 한 형태라고 포장하기 시작한다. 냉정함, 잔인함, 경쟁심 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 힘입어 나노프탈린이(감정억제제)라는 약물이 개발된다.
주인공 아담은 이 나노프탈린이라는 약물을 몰래 사람들에게 주입하는 역할을 하는 ‘콜렉터’이다. 말하자면 이들은 추억을 ‘앗아’가버리는 건데, 추억 자체를 뭉텅 잘라낸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억을 추억으로 변환하여 인지하는 능력을 둔화시키는 원리이다. 콜렉터들의 활약으로 광물회사들은 수월하게 계약을 채결하여 건물, 초목, 저수지 등을 부수고 메워 자원을 캘 수 있다.
한없이 잘나가던 콜렉터이던 아담은 타깃 마을인 해리스몹에서 제인이라는 여자를 만난다. 꼴불견으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장착한 채 아담의 회사에 대해 알려주겠다며 끈덕지게 따라붙는 여인. 여인과의 만남을 통해 아담은 조금씩 본인의 무미전조한 삶에 회의를 느끼고 본질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작가소개>
현재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인사관리를 전공하고 있음. 학부 때 전공인 국제학을 살려 독일, 미국, 중국 등에서 공부하고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을 여행하며 다양한 언어의 체계와 구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됨. 돈이 궁해진 연고로 하다가 쉬다가 하며 5년 정도 영어학원에서 강사 일을 함. 언어 공부도, 경영학 공부도 물론 재미있다만 창작을 하는 일 (혹은 한량같이 거니는 일)을 좋아하여 작가를 꿈꾸게 되었음. 무엇보다 인생 공부가 가장 값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으로 추정.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작은 걸음이지만 밟아나가는 중. 대학시절 통일 관련 에세이나 수필 공모전 등에서 수상했고, ‘폭탄을 삼킨 여자’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로 한국미소문학에서 신인상 수상한 바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