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사랑이어라
시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더구나 절제된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나에게 또 어떤 의미일까? 시를 쓰기 시작한지 2년 만에 두 권의 시집과 한 권의 동인지가 세상에 나왔다. 문학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문학소년이 결코 아니었는데, 어디에서 이처럼 불같은 열정이 솟아 거의 매일 시를 썼던 것일까? 지나고 보니 그것은 마음이었다. 마음 속 번뇌가 있었기에 그 고통을 토로하고자 시를 썼던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하여 시를 쓴 것이 아니라 철저히 이기적 생각으로 마음 속 찌꺼기를 뱉고자 그 아픔을 글로 표현을 하여 세상을 향해 분출하였던 것이다. 앞으로도 시를 계속 쓸 것이다. 살아감이 번뇌의 연속임을 알지만, 제아무리 많은 시를 쓴다한들 내 마음 속 응어리는 남을 것이지만, 삶이 다하는 그 날까지 나는 시를 쓸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음유시인” 같다고...
기름진 꽃밭에서 피어난 수많은 장미 중에서 제일 예쁜 장미 한 송이를 칭송하는 시가 아니라, 거치른 들판에서 메마른 대지를 뚫고 피어난 이름 없는 들꽃들을 감싸안아주는 그런 시를 쓸 것이다. 쓰디 쓴 아픔 속에서도 달콤한 희망을 노래하는 그 마음들을 담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