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그 동안 두 번 표지가 바뀌었고, 잠깐 ‘구하기 힘든 걸작’ 취급을 받은 적도 있었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2013년 올해 출간 10주년을 맞아 전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2004년 처음 선을 보인 이 사랑 이야기는 독자들의 조용한 지지와 입소문 속에서 롱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까지 독자들이 웹상에 기록한 블로그 감상평과 리뷰 포스팅은 수천 건에 달한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같은 책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은 쉽게 볼 수 있지만 명쾌한 답변은 기대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독보적인 로맨스 소설이라고 했다.
사소한 일 하나하나 지켜가며, 나름 자신의 일에 애착을 갖고 살아가는 라디오 구성작가 공진솔과 새로이 개편을 맞아 자신이 쓰고 있는 프로그램을 새로 담당하게 된 PD 이건과 만나며 사랑하는 일, 살아가는 일의 의미를 새삼 돌이켜보는 과정은 잔잔하게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며 호응을 이끌어낸다. 사랑하는 일에 능숙하지도 소홀하지도 않은, 우리 주변의 많은 이들과 꼭 닮아 있는 캐릭터들이 위안이 되는 이야기. 작가는 그간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개정판 뒷부분에 또 하나의 작은 이야기- 단편 소설 「비 오는 날은 입구가 열린다」를 실어 독자들을 더욱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