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그대로 온전하게
고치고 조정하고 개선해야 할 것은 장애가 아니라 이 세상이다!차별하고 배제하는 기술낙관주의를 넘어 포용하고 환대하는 장애 중심 기술을 상상하자일상에서 여러 가지 장애 보조기술을 사용하는 장애인이자, 대학에서 장애학과 기술 윤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애슐리 슈는 장애인들이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하나의 패턴을 표현하기 위해 ‘기술낙관주의(technoableism, 테크노에이블리즘)’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기술낙관주의는 기술력에 대한 하나의 믿음으로, 장애를 없애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긴다. 그런데 기술로 장애인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 기술로 사람의 몸을 고칠 수 있다는 약속과 찬사에는 ‘장애는 잘못된 상태이고 장애인은 고쳐져야만 가치 있다’는 사고방식이 녹아 있다. 이것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자, 비장애인의 존재 방식만 옳다고 여기는 선입견이다. 기술낙관주의는 기술로 능력을 갖추게 해 준다는 점을 가장하여 이러한 선입견을 공고히 한다. 이 책은 애슐리 슈가 기술낙관주의에 관하여 10년 가까이 파고들어 온 생각들을 정리해 담은 것이다. 그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장애 차별적 고정관념을 하나하나 짚어 보고, 기술낙관주의가 어떤 식으로 사회에 해를 끼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장애인과 기술의 관계, 기술의 사회적 책임, 접근성과 포용성에 관한 논의를 펼쳐 보이며, 기술이 발전해 가야 할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보자고 권한다. 기술낙관주의에 기댄 기술 발전 방향과 마케팅은 장애가 나쁜 것이므로 제거해야 한다고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기술은 능사가 아니다. 애슐리 슈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고치고 조정하고 개선해야 할 것은 장애가 아니라 이 세상임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기술과 장애에 관한 논의는 신체 장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장애에 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신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거니와 몸과 마음은 불가분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애슐리 슈는 자폐성 장애를 중심으로 신경다양성 패러다임에 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여러 자폐인을 통해 자폐 개입 기술에 관한 생각을 직접 들어 본다. 몸과 마음의 장애를 아우른 이 책의 각 장은 모두 기술, 장애, 사이보그적 삶, 마음과 몸에 관한 생각, 장애 연관 기술의 오랜 철학에 관하여 대화를 시작하는 물꼬를 터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