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상상력을 촉발하고 사고를 전복시키는 기묘한 지식 383편
상상력을 촉발하고 사고를 전복시키는 기묘한 지식, 잠언, 일화, 단상 383편을 담은『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개미』, 『타나토노트』, 『뇌』, 『나무』, 『파피용』…… 그리고 『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써낸 〈상상력의 거장〉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마르지 않는 상상력이 어디에서 발원한 것인지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베르베르는 열네 살 때부터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노트를 기록해 왔다. 30년 이상 계속 써온 그 노트 속에는 스스로 떠올린 영감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 발상과 관점을 뒤집게 하는 사건들, 생각을 요구하는 수수께끼와 미스터리, 인간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해석 등이 차곡차곡 쌓였다.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동안에는 세계의 저명한 과학자들과 접촉한 경험, 과학계의 의미심장한 발견들이 더해지고, 작가가 된 이후에는 인간의 영적·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문학적 탐구의 결과들이 더해지면서 그의 노트는 범위를 한정할 수 없는 〈백과사전〉으로 자라났다. 그 일부가 1996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란 이름으로 소개되기도 했는데, 이번에 나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은 거기에 230개 이상의 새로운 항목들이 대폭 추가되어 나온 확장판이자 결정판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더 풍부하고 깊어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새로운〉 백과사전
문학, 과학, 인류학, 심리학, 전설, 신화, 연금술, 처세, 심지어 게임까지,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때로는 독자를 역설적 상황으로 몰아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인간의 본질을 꼬집는 일침으로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이 〈사전〉을 통해 얻게 되는 지식도 만만치 않다. 인간은 왜 자신을 도와준 사람보다 자신이 도와준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되는지(〈페리숑 씨의 콤플렉스〉), 쥐들의 세계에 어떻게 노예 제도가 만들어지는지(〈쥐 세계의 계급 제도〉), 교황을 선출할 때 왜 남성성을 확인하는 기이한 절차가 있는지(〈여교황 요한나, 전설일까 실제일까?〉), 어떻게 하면 자신의 억지 주장을 상대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지(〈중국 용〉), 검투사들은 왜 날렵하기보다는 대개 뚱보였는지(〈검투사〉), 공기 호흡을 하는 돌고래가 어떻게 바다 속에서 잠을 자고 꿈을 꾸는지(〈돌고래의 꿈〉) 등 수많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알아도 학과 시험에서 점수를 더 올릴 수 있는 지식들은 아니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게 만들고 상상을 자극한다는 것이 이 지식들의 미덕이다.
여러 원주민 부족의 기묘한 관습을 소개하며 세계를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을 주기도 한다. 정액을 우주의 원질이라고 믿는 파푸아뉴기니의 한 원시부족은 임신 중인 여성에게 가능한 한 많은 남성과 성관계를 하도록 장려하는가 하면 여성에게 아무런 권리를 주지 않는다고 소개하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사회가 경제의 반영이 아니라 창세 신화의 반영임을 주장한다(〈바루야족〉).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사건과 인물도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기존의 신화를 그대로 읊조리지는 않는다. 베르베르는 상상력과 해석을 가미해 원전과 미세하게 다른, 하지만 더욱 생생한 사건과 인물로 되살려 놓는다.
베르베르가 쓴 작품, 쓸 작품의 아이디어를 훔쳐보는 재미
베르베르가 쓴 작품의 씨앗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사전〉을 읽는 묘미다. 예를 들어, 〈사랑을 검으로 삼고 유머를 방패로 삼으라〉라는 짧은 말로 이루어진 〈무기〉라는 항목과 웃음의 생리학적 분석을 담고 있는 〈웃음〉이라는 항목은 「농담이 태어나는 곳」이라는 단편(『파라다이스』에 수록)의 주제와 소재다. 그것은 또 베르베르의 최신작 장편『키클롭스의 웃음』(국내 미발표)으로 확대 발전한다. 눈밝은 독자는 이렇게 이미 써진 작품뿐만 아니라 아직 써지지 않은 작품의 아이디어를 훔쳐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며,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다. 「별들의 전쟁」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는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을 발행하였고,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G. 웰즈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1979년 툴루주 제1대학에 입학하여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 드디어 1991년 1백 20번에 가까운 개작을 거친 『개미(Les Fourmis)』를 발표,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대작가로 떠올랐다.
『개미』는 베르베르가 개미를 관찰하기 시작한 열두 살 무렵부터 시작된 소설로 무려 20여 년의 연구와 관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가는 개미에 관한 소설을 쓰기 위해 12년 동안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수없이 고쳐썼다. 그는 직접 집안에 개미집을 들여다 놓고 개미를 기르며 그들의 생태를 관찰한 것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마냥개미를 탐구하러 갔다가 개미떼의 공격을 받고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베르나르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눈높이, 예를 들면 개미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을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게 한다. 300만 년 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오만함을 1억만년이 넘는 시간동안 살아남아온 개미들의 눈에 빗대 경고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네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거대한 잡동사니의 창고이면서 그의 보물 상자이기도 한『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은 개미들의 문명에서 영감을 받고 만들어진 것으로, 박물학과 형이상학, 공학과 마술, 수학과 신비 신학, 현대의 서사시와 고대의 의례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 형식을 선보인다.
『여행의 책』은 타고난 이야기꾼 베르베르가 선보인 철학적 잠언의 성격을 띤 책으로, 도교 사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던 그의 또다른 일면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뇌』에서는 연인의 품 안에서 황홀경을 경험한 표정으로 죽은 신경정신 의학자 '핀처' 박사의 사인을 추적하던 아름다운 여기자 '뤼크레스'와 전직 경찰 '이지도르'는 마약이나 섹스를 넘어서는 인간 쾌락의 절정, 그 비밀의 문을 향해 한발한발 접근해 들어간다.
『인간』은 프랑스에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면서 이미 30만 부 이상 팔린 작품으로,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한 희곡 스타일의 소설이다. 우주의 어느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힌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경이와 서스펜스에 가득 찬 2인극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나 관습들을 유머러스하게 성찰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개미』나 『타나토노트』와 같은 전작들을 통해 끊임없이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기」를 제시하며 인간의 삶과 사회, 체계 등에 관한 포괄적인 인간 탐구를 시도한다.
이외에도 천사들의 관점을 통해 무한히 높은 곳에서 인간을 관찰하고 있는 『천사들의 제국』,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우리의 상식을 깨는 『나무』, 희망을 찾아 거대한 우주 범선을 타고 우주로 떠나는 14만 4천 명의 이야기 『파피용』 등으로 짧은 기간 내에 프랑스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의 작품들은 이미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1천 5백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2008년 11월에 출간된 『신』은 집필 기간 9년에 달하는 베르베르 생애 최고의 대작으로, 베르베르가 작품 활동 초기부터 끊임없이 천착해 온 '영혼의 진화'라는 주제가 마침내 그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승리자의 역사이며, 진정한 역사의 증인이 있다면 그 답은 단 하나 '신'일 것이란 가정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는 『우리는 신』,『신들의 숨결』,『신들의 신비』를 묶어서 6권으로 출간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현재 파리에서 살며 왕성한 창작력으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집 『파라다이스 Paradis sur mesure』와『카산드라의 거울』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한국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