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밀턴과 함께 17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설교자였던 존 버니언은 1628년 영국 베드포드 근처 엘스토라는 작은 마을에서 가난한 땜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문법 학교에서 읽고 쓰기에 필요한 초보적인 교육 말고 그는 평생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열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에게서 땜장이 일을 배웠고, 열여섯 살에 청교도주의를 주도한 올리버 크롬웰이 이끄는 의회파 군대에 입대해 청교도주의에 큰 영향을 받았다. 군대가 해산하자 고향에서 땜장이 일을 하던 그는 혼수로 단 두 권의 종교서적을 들고 온 여인과 결혼했다. 1653년 존 기퍼드 목사에게 큰 감화를 받고 개종하여 침례를 받은 뒤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는 설교를 했다.
1660년 찰스 2세가 국교회 이외의 모든 종교를 탄압했을 당시 버니언은 계속 설교를 다녔고 그 죄로 체포되어 3개월간 수감되었다. 다시는 설교하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고 또 체포되어 1672년까지 12년간 감옥 생활을 했다. 이때 그의 대표작이라 할 『가장 사악한 죄인에게 넘치는 은총』과 『천로 역정 1부』를 집필했고, 1688년 런던에서 폐렴으로 죽을 때까지 설교자로 활동하며 집필에 몰두했다.
종교적 우화 소설인 『천로 역정』은 버니언 스스로 밝혔듯이, 특별한 목적 없이 실이 풀리듯 쏟아져 나오는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1678년에 나온 1부는 1685년까지 10판이 출판될 만큼 인기를 끌었고, 같은 제목의 위작이 쏟아져 나오자 6년 만에 2부를 발표했다. 꿈의 형식을 빌린 이 작품은, 영원한 목표를 찾아가는 크리스천의 순례 여정이 1부에, 크리스천을 따라 순례 길에 오른 아내 크리스티애너와 네 아들 이야기가 2부에 담겨 있다. 비유와 상징, 그리고 대화체를 활용한 문체 등 이 작품은 영문학사에서 셰익스피어의 영어가 살아 있는 유일한 작품으로도 꼽힌다.
다른 작품으로는 성서의 〈부자와 나사로〉 일화를 바탕으로 한 『지옥의 탄식』, 기독교인들의 실천 도덕을 해설한 『기독교인의 몸가짐』, 『죽은 자의 몸가짐』, 『성도』, 『나의 신앙 고백』, 『악인의 생애와 죽음』, 시집 『유익한 명상』,『거룩한 전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