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
작가들의 동시대성 탐구와 희곡 개발 과정을 함께하는
국립극단의 프로젝트! 그 세 번째 희곡선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세계”
이야기를 들려줄게
꿈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인간의 이야기
작가들의 동시대성 탐구와 희곡 개발 전 과정을 함께하는 국립극단의 프로젝트 2021 [창작공감: 작가] 희곡선의 세 번째 작품으로 배해률 작가의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가 출간되었다. 말의 무게와 글의 깊이에 대한 반성과 고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배해률 작가는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더해 세심한 관찰자로서 낯선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작품은 치열한 야생의 세계에서 누구보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무리 지어 살아가는 1등급 천연기념물 ‘작은발톱수달’의 이야기인 동시에 전 지구적 슬픔과 상처에 공감하며 꿈꾸고 연대하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어린 시절 갖고 놀던 구슬처럼 작고 평범해 보이지만, 그 속에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커다란 세상을 품고 있는 인물들이다. 작품은 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용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은 동화작가 영원이 작은발톱수달이 등장하는 동화를 써 나가며 마주하는 과거의 기억과 꿈, 그리고 쓰여지고 있는 동화가 복잡하게 교차하며 펼쳐지는 작품이다. 동화 속 세 작은발톱수달의 이야기는 일견 영원 자신의 삶을 유비하는 듯 보이지만, ‘작은발톱수달’이라는 명명(命名) 자체가 증언하듯 수달의 구체성은 생생하다. 세 마리의 작은발톱수달은 인간에 대한 하나의 비유로 축소되지도, 수달종을 대표하지도 않으며, 도룡뇽 영원(??)의 이야기 곁에 머물 뿐이다. 마치 길 잃은 어린 주영 곁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던 길 잃은 할머니처럼 말이다. 그리고 부러 ‘이야기가 산으로 가길’ 바란다는 작가의 소망은 자신의 이야기 또한 길 잃은 관객 곁에 그렇게 머무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중심으로 박두해 들어가지 않는 이야기들의 자리 말이다.
- [창작공감: 작가] 운영위원 전영지(드라마터그)의 「인간과 비인간, 나와 타자의 공존이 ‘환유’하는 세계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