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백
“세상은 흰색이라고 생각해.너무 완벽해서 내가 더 보탤 것이 없는 흰색.”이 소설은 파격인가, 도발인가, 아니면 고발인가『댓글 부대』,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의 문제적 데뷔작 『표백』 리커버 출간 이 시대 청년의 허무와 열패를 사실적이고도 치밀하게 드러낸 충격적인 데뷔작, 소설가 장강명의 『표백』이 리커버로 독자들에게 다시 찾아온다.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당시 ‘사회 전반에 걸쳐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될 뛰어난 작품’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던 『표백』은 한겨레문학상의 대표 작품으로 꾸준히 거론되며 수상 후 10년이 흐른 지금까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새로운 세대 담론이 출현할 때마다 논의의 중심으로 어김없이 소환되며 시대의 자화상으로 자리매김하였다.추구할 만한 거대 이데올로기도 성취할 만한 역사적 임무도 없는, 너무 완벽해서 더 보탤 것이 없는 『표백』의 한국 사회. 청년들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대신 기성세대가 짜놓은 틀의 유지와 보수만을 맡고 있다. 그들은 기성세대가 원하는 답을 내놓기 위해 자신의 다채로운 생각을 동질적으로 하얗게 표백해야 하므로 스스로를 ‘표백 세대’로 칭한다. 『표백』의 주인공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찬란한 성취를 이룬 순간에 스스로 목숨을 버림으로써 이 완벽한 세상에 다른 색의 얼룩을 남기고자 한다. 그 얼룩은 일견 굳건해 보이는 이 사회가 얼마나 흔들리기 쉬운지를 알리는 경고의 메시지이며, 오로지 ‘시장가치’로만 자신의 존재를 평가당하는 청년들의 허무와 고통을 알리는 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