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우물
글은 무엇으로 쓰는가, 사유하는 손, 시적 산문, 집중과 영감, 동경 등이 모두 그 우물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글은 어떤 의미에서, 그 절반은 이야기나 어떤 메시지로, 그리고 그 나머지 절반은 의미의 굴레에서 벗어난 단어들의 끊임없는 행렬과 그 리듬으로 되어 있다. 글 속에 담아 전하고 싶은 이야기만큼이나 집합된 단어들의 운율적 흐름을 똑같이 소중하게 담은, 이른바 개인적인 혼잣말이다. 체험을 담은 시적 분위기의 산문이다. 일정한 시간이나 공간에 한정된 어떤 사건을 다루는 소설적 구도의 글이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을 두 손에 움켜쥐는 시인의 비실재적 시상의 글이 아니다.